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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는 왜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질까: 수화반응의 과학

by 루민의 보드 2026. 1. 19.

도시의 건물, 도로, 교량, 댐, 지하 구조물까지 콘크리트는 현대 인프라의 핵심 재료다. 흥미로운 점은 콘크리트는 굳는 순간이 가장 단단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천천히 상승한다는 특징을 가진다는 것이다. 건물을 지을 때 ‘양생 기간’을 두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콘크리트가 시간이 지날수록 왜 더 단단해지는지, 어떤 화학반응이 발생하는지, 재료·환경·시간이 어떻게 강도를 결정하는지 재료공학·화학·열역학 관점에서 상세히 설명한다.

도시 인프라를 구성하는 콘크리트 구조물 전경 (교량)
도시 인프라를 구성하는 콘크리트 구조물 전경(교량)

 

시멘트가 굳는 진짜 이유: 수화반응(Hydration Reaction)의 화학

콘크리트가 굳는 과정은 단순한 건조(drying)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콘크리트가 물이 증발하면서 굳는다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시멘트 입자와 물이 반응하는 수화반응이 핵심이다.

 

1. 시멘트의 구성 성분

보통 시멘트(포틀랜드 시멘트)는 다음과 같은 광물 조합으로 구성된다:

● C₃S = 삼칼슘 규산 (Tricalcium silicate)

● C₂S = 이칼슘 규산 (Dicalcium silicate)

● C₃A = 삼칼슘 알루미네이트

● C₄AF = 사칼슘 알루미노페라이트

여기서 “C”는 CaO(산화칼슘), “S”는 SiO₂(이산화규소), “A”는 Al₂O₃, “F”는 Fe₂O₃를 의미하는 재료공학 표기다.

 

2. 수화반응이 일어나는 방식

시멘트에 물이 들어가면 각 광물은 물과 반응해 C-S-H 젤(Calcium-Silicate-Hydrate)과 Ca(OH)₂ 수산화칼슘을 생성한다.

 

대표 반응식:

 

● 2C₃S + 6H → C-S-H + 3CH + 열
● 2C₂S + 4H → C-S-H + CH + 열

 

여기서 생성되는 C-S-H 젤이 콘크리트의 강도를 결정하는 핵심 구조물이다. 미세한 섬유 형태의 젤이 서로 얽히며 공극을 채워 구조를 단단하게 만든다.

 

3. 물이 마르면 약해진다?

콘크리트는 건조하면 굳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을 충분히 공급하지 않으면 강도가 오히려 떨어진다. 그래서 시공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물로 적시거나 커버를 씌워 양생 하는 것이다.

 

시간이 강도를 만든다: C-S-H 젤의 성장과 조직 미세화

수화반응은 매우 느린 반응이며 온도·수분·시간에 따라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콘크리트 강도는 초기·중기·장기 단계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1. 초기(0~7일): C₃S 중심 빠른 강도 형성

초기 강도는 주로 C₃S 반응에 의해 생긴다.

● 압축강도의 60~70%가 이 기간에 형성

● 산업에서는 보통 ‘7일 강도’를 지표로 사용

온도가 높을수록 초기 반응은 더 빠르게 진행된다.

 

2. 중기(7~28일): C₂S 반응이 본격화

표준에서 자주 쓰는 기준이 ‘28일 강도’인 이유는 이 시점에

●  공극 감소
● C-S-H 젤 밀도 증가
● 내구성 향상

같은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여러 국가에서 콘크리트 설계 기준을 ‘압축강도 fck 28일’로 설정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3. 장기(28일 ~ 수년): 미세구조 치밀화

C₂S의 반응이 매우 느리기 때문에 수개월

~수년 동안 강도 상승이 지속된다. 실제로 약간 습한 환경에서 보관한 콘크리트는 1년

3년 동안 수화반응이 지속되어 장기강도가 10~30% 추가 증가할 수 있다.

 

4. 공극(Pore) 구조의 변화

수화가 진행될수록 콘크리트 내부에는 두 가지 변화가 나타난다:

  모세관 공극 감소 (Capillary pore reduction)

  젤 공극 증가 (Gel pore formation)

결과적으로 자투리 공간이 줄어들면서 밀도 증가 → 강도 증가 → 투수성 감소가 일어난다.

 

강도는 환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온도·수분·배합 설계 변수

콘크리트가 잘 굳고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환경 및 배합비가 매우 중요하다. 다음 요소는 강도를 크게 좌우한다.

 

1. 물-시멘트 비(W/C, Water-Cement Ratio)

콘크리트의 가장 핵심적인 지표는 W/C 비율이다.

  W/C 낮음 → 고강도 + 낮은 투수성

  W/C 높음 → 강도 낮음 + 내부 공극 증가

예를 들어 구조용 콘크리트는 보통 W/C 40~55% 범위에서 설계된다.

 

2. 온도 영향

온도는 반응 속도에 큰 영향을 주는데, 시멘트 수화는 발열 반응(Exothermic)이기 때문에 다음이 성립한다:

 

  저온 → 반응 느림 → 초기강도 낮음

  고온 → 반응 빠름 → 초기강도 높음 / 장기강도 감소

큰 댐이나 다량 타설 시 내부 열을 제어하지 않으면 균열이 생길 수 있어서 냉각 파이프를 넣기도 한다.

 

3. 수분 공급과 양생

양생은 수화반응 유지에 필수다:

  미스트 양생

  습포 양생

  수중 양생

  큐어링 컴파운드 도포

이런 방법들을 쓰는 이유는 건조가 아니라 화학반응을 위한 수분 유지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4. 골재 및 혼화재

  골재는 구조적 뼈대를 제공하고

  플라이애시, 고로슬래그, 실리카흄 같은 혼화재는 장기강도를 향상한다

특히 실리카흄(Silica fume)은 미세 실리카가 CH를 소비하여 2차 수화 반응을 일으키고, 더 많은 C-S-H를 생성해 장기 내구성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