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는 담배 연소 없이 니코틴을 전달하는 기기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기술 구조와 인체 흡수 방식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연소가 없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단순화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글에서는 전자담배가 니코틴을 기체로 만들고, 그것이 호흡기 내에서 어떻게 흡수되는지, 그리고 액상 조성물과 입자 크기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 원리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전자담배는 어떻게 니코틴을 ‘기체화’하는가: 액상·가열·에어로졸 생성 과정
전자담배의 기본 구조는 매우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액상 → 가열 → 에어로졸화라는 공학적 메커니즘을 이용한다.
1. 액상의 구성물
● 일반적인 전자담배 액상(e-liquid)은 다음 성분으로 이루어진다:
● PG(프로필렌글리콜)
● VG(식물성 글리세린)
● 니코틴
● 향료(Flavoring agents)
이 중 PG와 VG는 에어로졸 생성의 주역이다. PG는 목 넘김(throat hit)이 강하고 향 전달력이 좋으며, VG는 점도가 높고 큰 수증기를 만든다. 니코틴은 두 성분에 용해된 형태로 존재한다.
2. 가열 장치(Atomizer)의 역할
전자담배는 화염이 아닌 저항성 코일과 전기 에너지를 사용해 액상을 가열한다. 동작 과정은 다음과 같다:
코일에 전류가 흐름
코일이 수백 ℃까지 가열됨
코일에 흡수된 액상(PG/VG)이 기화
기화 후 냉각되며 에어로졸 형성
여기서 생성되는 것은 증기(vapor)가 아니라 에어로졸(aerosol)이다. 즉, 미세 액적(液滴)과 기체가 섞인 형태다.
3. 연소(absence of combustion)의 의미
일반담배는 600~900℃의 고온 연소로 타르·일산화탄소를 비롯한 수천 종의 부산물을 만든다. 반면 전자담배는 연소가 아닌 열분해(thermal aerosolization) 방식이므로 온도대가 훨씬 낮다. 하지만 이것이 “완전 무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다:
✔ 코일 온도에 따라 포름알데히드·아세톤 등이 생성될 수 있음
✔ 조성물 자체의 흡입 독성은 별개의 문제
즉 화학적 생성물과 공학적 온도 범위는 전자담배 안전성을 판단하는 핵심 포인트다.
기화된 니코틴은 어떻게 몸에 흡수되는가: 호흡기·입자 크기·pH가 좌우하는 생체 흡수
전자담배가 니코틴을 전달하는 방식은 흡입 에어로졸 입자의 크기, 니코틴 형태, 기도 내 pH와 깊은 관련이 있다.
1. 입자 크기(Particle size distribution)
일반 연초 담배는 연소 과정에서 생성된 입자가 대략 0.1~1μm 수준의 미세입자다.
전자담배 Aerosol은 0.3~2μm 범위에서 다양하게 분포하며, 제품·전압·PG/VG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입자 크기는 체내 흡수 위치를 결정한다:
● >2.5μm: 상기도(입, 인두)에서 주로 침착
● 1~2μm: 기관지 영역
● <1μm: 폐포(alveoli)까지 도달 가능
작은 입자일수록 폐포 진입률이 높고, 폐포는 혈관과 밀착되어 있기 때문에 니코틴의 혈중 도달 속도가 빨라진다.
2. 니코틴 형태(Freebase vs Nicotine Salt)
전자담배 업계에서 중요한 개념이 니코틴 솔트(nicotine salt)이다. 니코틴은 원래 휘발성이 있는 염기 형태(Freebase)이지만:
● pH가 높아 목 자극이 강함
● 고농도로 흡입하기 어려움
그래서 벤조산 등과 반응시켜 니코틴 솔트 형태로 만들면:
● pH 감소 → 목 자극 감소
● 폐 깊숙이 흡수 가능
● 고농도 사용 가능
즉 니코틴 솔트는 “흡수 효율을 높이는 생체공학적 기술”에 가깝다. 이것이 팟형 기기(POD)에서 강한 만족감을 주는 이유다.
3. 흡수 속도 비교
연초 담배는 5~7초 이내에 뇌에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자담배는 기기 특성과 니코틴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 Freebase 중심 기기: 느림(상기도 흡수↑)
● Nicotine Salt 기기: 빠름(폐포 흡수↑)
따라서 “전자담배는 흡수가 느리다”라는 말은 과거 Freebase 기준의 일부 사실이며, 솔트 방식은 이를 크게 바꿔놓았다.
연소 없는 니코틴 전달의 특성과 오해: 안전성·독성·규제 과학
전자담배는 흔히 “연기가 아니라 수증기”라는 프레임으로 소개되지만, 과학적으로는 다음 세 가지 측면을 구분해야 한다:
1. 연소 부산물 감소 = 절대 무해 아님
연초 담배는 연소 과정에서:
● 타르
● 일산화탄소
● 벤조피렌
● 수천 종의 PAHs, VOCs
등을 생성한다. 전자담배는 이런 성분이 본질적으로 적지만, 다음 성분은 여전히 고려 대상이다:
● PG/VG 열분해 부산물(포름알데히드 등)
● 금속류(코일에서 유출될 수 있음)
● 향료 휘발 부산물(흡입 독성 연구 중)
즉 비교적 덜 해로울 수는 있지만 무해는 아니다.
2. ‘간접흡연’ vs ‘에어로졸 노출’
전자담배는 담배 연기가 아니라 에어로졸, 즉 미세 액적 형태다. 이는 공기 중에서 다음 변화를 겪는다:
● 더 빠르게 침전하거나
● 더 빠르게 희석되거나
● 기체 성분은 체류할 수 있음
따라서 간접 노출의 성격이 다르다.
연초: 연기 + 입자
전자담배: 에어로졸 + 기화물(VOCs)
연구자들이 “간접흡연” 대신 세컨드핸드 에어로졸(secondhand aerosol)이라는 용어를 쓰는 이유다.
3. 규제 과학(Regulatory Science)과 지표의 변화
전자담배는 기존 담배 규제와 방식이 다르다. 규제 기준이:
● 타르 양 → 불가능함(전자담배엔 타르 없음)
● 니코틴 농도 → 가능
● PG/VG 조성 → 가능
● 금속·VOCs → 측정 필요
● 장치 안전성 → 필요
이처럼 규제의 축이 “연소 독성 중심”에서 “흡입 독성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전자담배는 연소 없는 니코틴 전달 기술이다
핵심만 정리하면 전자담배는:
● PG/VG 액상에 니코틴을 용해시키고
● 코일 가열로 에어로졸화 시키며
● 입자 크기와 니코틴 형태로 흡수 동역학이 결정되는
‘니코틴 전달 기술’이다.
즉 단순한 기호품이 아니라
재료공학 + 생체공학 + 에어로졸 과학 + 규제 과학이 결합된 분야다.
연소가 없기 때문에 해로운 성분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흡입 독성·입자 거동·향료 안전성 연구가 진행 중이므로
“상대적 위험 감소 vs 절대적 안전”은 구분해야 한다.